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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의 인생 이야기

나는 아주 느리게 일하는 예술가로 유명했습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by hodwoo 2020. 8. 14.

Q.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할까요? 재산도 없고 직장도 변변찮아요. 매사에 무기력하고 잘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절망적입니다.

 


 

A. 무능한 게 확실한가요? 실은 유능한데도 무능하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요? 내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나는 내 무능함 때문에 죽을 때까지 괴로워했어요.

 

 나는 아주 느리게 일하는 예술가로 유명했습니다. 작업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렸고, 또 일을 시작한 후에도 작업 속도가 숨막히게 느렸어요, 또 일을 시작한 후에도 작업 속도가 숨막히게 느렸어요. 15년 동안 그린 <모나리자> 만큼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최후의 만찬>도 꽤 느리게 작업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1452.4.15 ~ 1519.5.2>

 

 

 동시대 작가인 마테오 반델로가 남긴 증언이 유명하죠. 그에 따르면 하루는 내가 잡자기 변덕에 휩싸여 한밤중에 <최후의 만찬> 작업장이었던 그라치에 성당으로 갔다고 합니다. 발판 위에 올라가서는 일을 시작하는가 싶더니 보는 사람들이 허탈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나는 여기저기 붓칠을 몇 번 하다가 그만두고 성당을 떠나버렸습니다.

 

 띄엄띄엄 느리게 작업을 진행하자 의뢰인 스포르차 공작이 답답했던지 독촉을 했었죠. 후원금을 끊겠다는 위협을 했다는 설도 돌던데 진위를 확인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 의뢰인이 압박이 없었다면 내가 <최후의 만찬>을 4년 만에 완성하지 못했을 거라고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내가 굼뜨다는 사실은 당시 교황도 잘 알았어요. 교황 레오 10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아, 이 사람은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맞아요. 나는 일을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몹시 어려웠어요. 마무리를 짓지 못하니 나에게는 완성작이 많지 않아요. 또 같은 이유로 중간에 멈춘 미완성 작품이 여럿이에요. 루루브르미술관에 있는 <성 안나와 성 모자>, 바티칸 박물관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그리고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동방박사의 경배>가 미완입니다.

 

 나는 독수리 같은 정신을 가졌습니다. 나의 정신은 빠르고 높이 날아갑니다. 나는 예술 분야에만 갇혀 있지 않고 높이 비상하여 건축학, 수학, 물리학, 의학, 공학, 생물학 등 숱한 분야를 속도감 있게 섭렵했습니다. 새로운 무기와 도시 설계도 그리고 섬세한 신체 해부도를 남겼으며 전투 탱크, 잠수함, 헬리콥터 등을 고안했습니다. 정신은 독수리처럼 종횡무진하지만 행동은 달팽이입니다. 나는 뭉그적거리고 느렸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나도 궁금합니다.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게으르고 우유부단한 천성을 가졌다고 비난할 수도 있을텐데 미국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더군요. 나는 가능한 사실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모은 후에 한데 끓여서 작품을 창작했다고 말했어요. 내가 게으르거나 무책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완벽한 작품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오래 준비했고 한 번의 붓질에도 신중해야 했던 것이죠.

 

 그렇습니다. 많은 연구자가 동의하는 바 나는 지독한 완벽주의자 입니다. 완벽함을 갈망했습니다. 해서 간식과 에너지를 얼마든지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모든 완벽주의자는 불행합니다. 고통을 겪어요. 자신에 대한 불만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힘들었습니다. 나의 작품들이 완벽하지 않을 게 두려워서 고통받았어요. 또 더욱 완벽한 것을 창조하지 못한 내 인생도 실패작인 것 같았어요.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이러한 자괴감에 대해 기록했습니다.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이룬 것이 하나라도 있는지 말해주오.. 내가 어떤 것 하나라도 해냈는지 말해주오."

 

 나 자신에게 한 말일 수도 있고 신을 향한 호소일 수도 있겠습니다. 나는 내가 이룬 것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평생 예술가라며 창작 활동을 했는데, 돌아보니 아무것도 만족스러운 게 없었어요. 얼마나 비참했을까 상상해보세요. 인생을 허비한 것 같지 않았을까요? 나아가서 나는 신과 인류에게까지도 죄를 지은 기분이었습니다.

 

 

 "내 작품이 당연한 질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신과 인류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죽음이 가까워지자 나는 비참해졌습니다. 스스로 무능하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해놓은 것 없이 내 인생을 허비했고 신과 인류에게 죄를 지었다는 믿음에 빠졌습니다. 나는 슬픈 자기 환멸에 젖어서 죽었습니다. 불쌍하지 않나요?

 

 

 

 

 

 이제 내가 죽고 500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실패한 예술가인 나를 아무도 기억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인류는 나를 최고의 예술가로 평가합니다. <모나리자>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싸며 가장 사랑받는 그림이라고 들었습니다. 또 내가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천재라는 극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더군요. 놀랐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나는 무능한 존재가 아닐지 모릅니다. 내 작품은 형편 없으며 따라서 내 인생이 무가치하다고 환멸 했던 내가 틀렸습니다.

 

 세상에 못생긴 사람이 있을까요? 미의 기준의 시대, 사회,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어느 시대의 추남이 다른 시대의 미남이고 어느 나라의 추녀는 다른 나라의 미녀입니다. 다들 고유한 능력이 있어요. 아직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뿐입니다. 때를 기다리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면 무능력자가 초능력자가 될 수 있어요. 나는 500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세상에 무능력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 외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성안나와 마리와와 아기 예수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세례요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성모마리아의 카네이션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

 

 

이 외에도 훌륭한 작품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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